2014
crucible
chachai
2014. 12. 26. 17:05
천안에 있는 모 기업에서 생산하고 있는 텅스텐/모리브덴/텅스텐몰리브덴합금 도가니 축소 모형.
실제 크기는 내 상반신 몸뚱아리 정도.
이런 것만 보면 모양 별로, 크기 별로, 간격 맞추어 더 정확하게 쪼르르르 줄 세워 놓고 싶다.
누끼 따고 싶어...
가공하고 소결하고 성형하는 데 쓰이는 장비들. 정확히 무엇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이런 장비들이 완성된 형태의 최종 제품을 만들어내진 않는다는 것.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인데, 이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장비가 있을 테고, 또 그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이 있을 테고, 그 부품의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의 부품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만큼 어려운 질문은 아니다. 기계는 생명체가 아니니까. 인간이 만든 것이니 그 시작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다. 땅에서 캐낸 금속이려나? 쓸모없어지면 분해되어 재활용되거나 용광로에 녹아들어가겠지만 엄청나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기계를 한낱 고철덩어리라고 말하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