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따점따녁
chachai
2015. 5. 14. 17:09
비프 까르파치오와 존루이스. 에노테카 오토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
올리며 만들었지만 고기가 있는데 고기의 맛이 나지 않았다. 존 루이스는
언제나 맛있지만 가장 맛있었다. 경주법주와 함께 한 5월 1일 금요일 저녁.
현관문을 두드려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가니 구수한
냄새에 비릿함이 살짝 뒤섞인 생선 냄새가 폴폴 난다. K가 불 앞에서 땀 삐질
삐질 흘리며 돈지루 끓는 거 보느라 문 열어주지 못했단다. 곧바로 손을 씻고,
우메보시와 김치를 접시에 담고, K에게 지금 밥을 퍼도 되냐고 묻는다. 아직
아니야. 남은 우메보시를 락앤락에 담아 냉장고에 집어넣고 맥주를 꺼낸다.
곧, 누린 생선기름을 뒤집어 쓴 금태가 식탁 위로 등장했다. 나는 돌솥 뚜껑을
열어 밥을 푼다. 딱 두 그릇이 나온다. 돈지루도 두 그릇. 맥주 뚜껑을 딴다.
건배를 하고 꿀꺽꿀꺽 두 번 넘긴다. K가 금태를 발라준다. 뽀얀 살. 며칠 된
생선인가봐, 다른 때보다 몇 천원 싸게 샀어. 음, 이제 더워져서 그런 거 아닐
까? 여름엔 아무래도 생선이 덜 팔리겠지. 들여온 건 빨리 팔아야 하고. 그렇
겠네, 그렇겠어. 5월 10일 일요일의 점심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