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블로그 옮기고 싶어서 워드프레스 기웃거리다가 호스팅 업체에 일년동안 돈 내고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이 나야 나. 결국 티스토리로 돌아왔다...
일기 안 쓴지 오래됐다. 매일매일 꼬박꼬박 내가 보낸 날들을 기록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뭐 이런 생각으로 블로그는 방치해 두었고, 다이어리에 손으로 뭔가를 쓰는 일도 점점 줄었다. 기껏해야 달력에 그날 뭘 했는지 적어 놓는 게 전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빈칸으로 남겨 두었다. 작년엔 탁상용 달력을 곁에 두고, 거기에 이것저것 많이 적어두었다. 대부분 마감, 미팅, 도수치료 받으러 가는 날 따위였지만.
2018년 다이어리를 사고, 2017년 다이어리를 다시 살펴보면서 내 삶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렇게 내버려둬도 괜찮을까 문득 걱정이 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정신 없이 한 해를 보냈는데 일을 빼면 내가 도대체 뭐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통째로 사라져버린 느낌. 카드 내역 문자나 아이폰 사진첩을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간다.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야. 사진은 많은 것을 알려 주지만,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하기도 한다. 아무말이라도 적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할 때처럼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다 따지고, 열심히 퇴고까지 하고 올리면 또 작심삼일일 듯하고. 그러니 일단 좀 murm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