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토요일, 2015년 첫 라이딩.
운길산역에서 자라섬까지 약 40km를 달렸다. 놀라운 체력을 가진 분들과 함께 달리는데다, 로드바이크에 비해 한없이 작은
브롬튼을 탔기에 멀어지는 뒷모습이라도 열심히 따라잡자는 마음가짐은 애초부터 다잡지 않고 페달만 열심히 밟았다. 9시 즈음 출발해 정오에 도착하니 아이스커피와 우리를 실어 나를 자동차가 맞이해주었다. 왕복 80km를 무리하게 달릴 뻔 했지만,
그날 아침 자전거 타이어에 문제가 생긴,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를 일(자전거는 못 탔지만 자전거 탄 기분은 누리고, 체력 소모는
없었으니 모두가 행복했던 황제라이딩이었다는 결론)이 누군가에게 일어난 덕에 황제라이딩했다. 자동차에 자전거 네 대를
싣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선착장 앞에서 닭갈비를 먹었다. 배 갑판 위에 서서 배가 나아가는 방향만을 바라보며 남이섬으로 실려 가는 사람들. 이들을 몇 분 간격으로 보며 먹는 양념 닭갈비 맛이란.
5월 2일 토요일, 2015년 두 번째 라이딩
첫 라이딩 때와 마찬가지로 놀라운 체력을 가진(이날은 라파 동영상에서나 보던 댄싱라이딩까지 선보인!) 이들의 뒤꽁무니를
쫓으며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경기도 여주 강천섬에서 출발했는데, 언덕 세 개 넘으니 강원도 원주였고, 다리 하나 건너니
충청북도 충주였다. 이러한 곳이 지나치는 풍경이 아닌 삶의 터전인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라는 궁금증은 강천섬 가는 길에 들린 양평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 서려있는 권태와 우울함을 보면서 시작되어 자전거 타면서 지나친 강천섬-원주-충주에서도 계속 되었다.
저 커다란 나무가 반환점이었다. 나무 그늘 아래서 조금 쉬다가 왔던 길을 되짚어 갔다. 그림자 같은 지렁이와 뱀을 몇 마리 보았고, 죽어가고 죽어있는 개와 고양이를 보았다. (보기만 하는 것과 느끼는 것은 참 다르구나 싶었다. 내가 타고 있던 택시가 어둠 속에서 고라니를 치었을 때와 누군가가 치고 간 동물을 보는 것은.)
강천섬은 인공적이긴 하지만 드넓은 곳이어서, 주말인데도 사람이 없어 한적하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 그늘막치고, 치맥먹고, 한숨 자고 서늘한 바람이 더 차가워지기 전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