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고 리뷰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며칠 동안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했네요. 사랑은 왜 아플까요?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에 대해 말애햐 할지 막막해집니다. 자책과 불안의 기억으로 사알짝 괴로워지기도 하고요. '사랑의 아픔'을 '사회학'의 영역에서 분석한 지점은 흥미로웠고 어떤 깨우침을 주기도 했지만, 저자가 서문에 썼던 것처럼 심리학이나 프로이트적 해석에 반해 크게 나아갔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소비 자본주의로 설명되는 현대 사회는 가장 고유하고 내밀한 감정일 것 같은 '사랑'마저 집어삼켜버립니다. 단순히 결혼시장, 연애시장, 성(性)의 상품화뿐만 아니라 감정의 변형과 생산 자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지요. "사랑받지 못한다거나 버림을 받았다거나 거리를 두는 상대방의 태도로 아파하는 '감정적 고통'은 결정적으로 현대의 주요 제도와 가치가 빚어놓은 결과"라고 책은 말합니다. 감정조차 개인의 차원으로 환원되는 자기계발 담론 안에 갇혀버리면서 '개인의 책임'이 무한정 강요되는 시대를 살고 있지요.

 

"남성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남성들, 그런 남성들에게 여성은 인정받기를 바랄지. 남성이 여성의 인정을 받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지" 대답은 부정적일지언정 백납이 계속 안고 있는 문제의식, 여성들에게 필요한 관계에 대한 라피스의 고민, 어떠한 공동체의 가능성․남성의 인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회에 대한 밤밤의 고민… 우리가 해결책이나 정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 건 아니지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고민과 질문들을 더욱 열렬히 나누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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