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하수구 깊숙이 넣어 쓱쓸 돌리기만 하면 머리카락이 걸려 나온다는 뻥뚜러.
볼 때마다 사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지만 늘 망설이다 말았고,
세면대에 물이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 세수를 할 수 없을 지경이 되고 나서야
투덜대며 마트에서 트래펑을 사서 쏟아 부었다. 저 뻥뚜러를 떠올리며.
ㅇ의 귀여운 표정은 뚫린 뒤의 개운한 표정일까.
아저씨는 지하철에서 영업 대신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라는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흥하는 말씨로 영업을 하셨다면 나는 저 뻥뚜러를 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