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레코드 페어. 도서전보단 덜 했지만 역시나 이런 행사에서 느긋하게 구경하는 건 기대하면 안 되나보다. 그래도 사람들 틈에 끼어 앨범 몇 장 건졌다. 




Antony and the Johnsons        Swanlight

앨범 커버만 봤을 땐 지난 두 장의 앨범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지만 들어보니 역시. 부조화로 점철된 음악이라고 해야 할까. 어딘가 어수선하면서도 아름답고 슬프다. 다음날 저녁 먹으면서 듣다가 껐다. 돈지루와 고등어구이를 먹으면서 듣기에 적절한 음반은 아니니까. 어딘가... 무너지게 만드는 목소리다. 





Ray LaMontagne        Trouble

우연히 발견한 앨범. 커버가 맘에 들어 집어 들었더니, 옆에서 K가 예전에 이 앨범을 사려다 그때 마침 이 사람의 새로 나온 앨범을 사는 바람에 못 샀다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편안하게 듣기에 괜찮단다. 유튜브로 찾아 들려주었는데 시끄러워 제대로 들을 순 없었지만 느낌도 좋았고, 모험해볼만한 가격이었기에. 오천 원. 후후.  





K는 하프시코드로 연주한 골드베르그 음반도 중고로 건졌다(사진이 없네). 연주자가 누구였더라. 골드베르그 연주 앨범 중에서 꽤 유명하다는데. 테크노마트에서 미니오디오 구경하다가 틀어봤을 땐 오래 듣기 힘든 소리가 흘러나왔는데, K 집에 와서 다시 틀었더니 역시, 완전히 새로운 앨범을 듣는 듯 했다. 미니오디오 구입에 신중을 가해야겠군.






친구의 부탁으로 산 노브레인 한정판 LP. 봉투의 33RPM은 LP판이 1분에 33회 도는 속도를 뜻한단다. 삼삼하게 도는구나!






Ketil Bjørnstad        Sunrise


앨범 커버가 맘에 들어 살까 말까 고민했던 앨범. ECM전시에도 있었을 텐데, 그땐 왜 그냥 지나쳤을까. 

그림도 글도 음악도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순간이 있다. 

뭉크 15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작업을 에피그라프 삼아 만든 앨범. 

뭉크는 다양한 시기에 걸쳐 Sunrise를 테마로 사용했다는데, 케틸 뵈른스타드 역시 Sunrise를 앨범 타이틀로 삼았다. 

뒤늦게 앨범 사지 않은 걸 후회하며 구글 폭검으로 앨범 표지를 찾았다. 

그러다 발견한 처음 보는 뭉크의 그림. 

제목이 <흡혈귀>라는데, 나는 도무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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