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빛이 다르네. 피츠제럴드라 그런가?

피츠제럴드스러운 빛과 그림자?ㅎㅎ

그런데 몇 분 만에 사라졌어요.



피츠제럴드스러운, 그리고 에드워드 호퍼가 생각나는 그림자. 그들은 아름답고 무심한 그림자를 그리는 작가인데. 몇 분 만에 사라졌다는 그림자는 여느 아침과는 달리 무심한 듯 보인다. 이날의 빛 때문일까, 빛이 비친 종이 때문일까, 빛이 비친 종이의 피츠제럴드 때문일까. 


연희동은 밤보다 아침이 아름다운 동네다. 정확히는 밤보다 아침이 아름다운 그 집,이라고 해야 하려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이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곳을 많지 않을 것이다. 늘 다른 모습이기에 늘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없는, 그렇지만 연희동의 아침 앞에 다른 수식어를 붙이고 싶진 않다. 흘러들어오는 빛이 보여주는 짧은 순간을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이 순간만큼은 늘, 어찌나 담고 싶어지던지.                   




2013. 10. 19. am 7:06




K는 자전거를 타러 갔고,

나는 다시 잠이 오지 않아 무심한 빛 속에 우두커니 한참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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