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아주 귀엽게 연출된 땅 파는 장면들은 이 일러스트(by Quentin Blake)에서 영감을 받았나 보다. 

마리오 닌텐도 게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영화 보는 내내 나는 쓸데없이 미스터 폭스의 '휘이익~ 깍깍'이 무척 부러웠다. 

저 두더지가 트레이드마크에 집착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 판타스틱하거든... 




Boggis and Bunce and Bean

One fat, one short, one lean

These horrible crooks

so different in look

were nonetheless equally mean

영화를 보고 난 뒤 책을 읽어서 그런가, 저 노래 가사를 책 읽는 동안 입에 붙었다. 

로알드 달의 문장은 아주 리듬감이 있어서 읽는 내내 유쾌했다.  



*

웨스 앤더슨 영화는 영화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기 보다는 화질 좋은 영상으로 모니터에 코 바짝 대고 볼 때 그 매력이 배가 된다. 연출 영화에 나오는 건물, 인테리어, , 소품, 음악, 타이포그래피, 색감, 아주 깨알 같은 매력.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에서도 동물들의 털과 눈동자는 물론, 자잘한 소품 보는 재미가 무척 크다. 처음에 화질 낮은 영상으로 봤다가, 미스터 폭스가 입은 옷이 웨스 앤더슨이 즐겨 입는 그 코듀로이 재킷+바지 세트인 것 같다는 얘길 듣고는 블루레이로 다시 보았더니, 코듀로이의 골이 하나하나 살아 있더라.

 

로열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다즐링 주식회사,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이어 가장 최근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까지 보고, 원작 소설을 읽고, 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영감을 주었다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를 읽고 있는 요즘에서야 웨스 앤더슨 영화의 강박적인 아름다움 외의 것들이 조금 느껴진다고 할까

아니, 각각의 영화에서 느꼈던 들이 문라이즈 킹덤 이후로 선이 되어 연결되고 있다.

그는 아주 판타스틱하고 우아한 방식으로 어떤 삶의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가 전기에 몰두한 이유도 

이와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

<어제의 세계> 다 읽으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다시 봐야겠다.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TDC  (0) 2015.01.26
내 손에 비둘기  (0) 2015.01.23
사기를 읽다  (0) 2015.01.13
요상한 그림놀이  (0) 2015.01.12
하늘은 붉은 강가  (0) 2015.01.12

+ Recent posts